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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비티 인터스텔라 마션을 비교하다우주에서 전해지는 보편적인 메시지
뉴스닷 | 승인 2015.11.10 18:18

2013년부터 2015년도 올해까지 해마다 SF 팬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영화가 개봉했다. 그래비티(2013), 인터스텔라(2014), 마션(2015). 감독과 배우, 배경 및 고증은 영화에 따라 모두 다르지만, 이들의 주제는 공통적이다.

부서진 위성 조각이 유성우처럼 내릴지라도, 상대성 이론과 블랙홀이 있을지라도, 메마른 화성에 홀로 남겨지더라도. 영화는 가장 보편적인 주제를 다룬다. 사람은 어떻게 사랑하는가.


삶을 지탱하는 - 그래비티


샌드라 블록이 연기한 라이언 스톤은 아이를 사고로 잃고 삶의 의욕마저 잃었다. 그는 우주에서 생명을 위협하는 여러 위기를 넘기지만, 지구로 돌아갈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인 ISS의 소유즈가 연료가 없는 상태인 걸 알자 생존을 포기한다. 산소가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라이언의 앞에 지구 뒤편으로 흘려보낼 수밖에 없었던 맷 코왈스키(조지 클루니 분) 이 나타난다. 그는 (비록 환상이라고 할지라도) 영화 처음에 그랬던 것처럼, 라이언을 죽음으로부터 구해낸다.

 이해해, 여기 얼마나 좋아. 그냥 전원도 꺼버리고, 불도 다 꺼버리고, 그냥 눈을 감고 세상 모두를 잊어버리면 되니까. 당신을 상처 입힐 사람은 아무도 없어. 안전하다고. 계속 가야만 하는 이유가 뭔데? 계속 살아야만 하는 이유가 뭐 있느냐고? 당신 애가 죽었어, 그것보다 고통스러운 일은 없을 거야. 하지만 여전히 모든 건 당신이 지금 뭘 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어. 만약 계속해서 살기로 했다면 그냥 가보는 거야. 자리에 앉아서 즐겨, 이 땅에 당신 두 발을 묻고 삶을 살아가는 거야. 이봐 라이언? 이제 집에 돌아갈 시간이야.

활로를 찾아낸 라이언은 무사히 톈궁 소유즈를 타고 지구로 돌아오게 되고, 영화는 그가 호숫가의 젖은 흙을 어루만지며 짓는 기쁜 표정을 마지막으로 끝난다. 그리고 화면을 가득 채우는 ‘그래비티’. 영화에서 그래비티(중력)는 단순히 물리적인 중력에 그치지 않고, 삶을 향한 애착으로도 해석할 수 있었다. 맷 코왈스키의 대사처럼 삶을 계속할 수 있게 라이언이 새로 버틸 수 있는 결심이기도 하다. 우주 공간에 떠도는 파편이 아니라 자기 의지로 지구에 돌아와 삶을 잇는다. 영화를 본 관객은 라이언이 이제 아무 목적 없이 차를 타면서 죽은 아이를 추모하기만 하는 사람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란 희망을 품는다. 주인공은 우주에서 지구로 무사 귀환한 동시에 그를 오래 괴롭히던 슬픈 허무에서 빠져나와 현실에 발을 묻는다.


우리 사이의 인력 - 인터스텔라(2014)


이 영화가 스크린에 걸려 있을 때 대부분 언론은 이 영화가 얼마나 과학적인가에 치중했다. 블랙홀, 상대성이론, 수많은 우주 관련 지식을 설명하고 영화를 준비하면서 관측한 데이터로 논문을 쓴다는 기사를 여럿 본 적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데도 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주제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고 그리워하는 거라 볼 수 있다.

주인공 조셉 쿠퍼(매튜 매커너히 분)는 자기 가족의 미래를 위해 인듀어런스호와 그 계획에 동참하게 된다. 그리고 자기와 다퉜던 딸을 생각하면서 지구로 돌아갈 다짐을 한다. 그가 밀러 행성에서 거대 파도로 인해 지구 기준으로 23년이나 되는 시간이 흐르게 되어 그동안 밀린 영상을 보며 우는 장면은 영화의 명장면 중 하나다. 영화 마지막에서 자기보다 더 늙어버린 딸, 머피가 그 나이에 머무른 아버지를 만나러 오는 장면 또한 조셉과 머피의 가족애를 부각한다.

에밀리아 브랜드(앤 해서웨이 분)은 더욱 직접적으로 사랑을 주장한다. 영화 중에서 에밀리아는 연인인 에드먼즈가 있는 에드먼즈 행성에 가는 걸 선택하지만, 이 장면은 그 행성이 정말로 지구인이 이주할 수 있는 별을 찾는 플랜-A에 알맞은 선택이었다는 걸 아직 알지 못하는(이는 엔딩에 나온다) 관객들에게는 에밀리아가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그저 감정에 호소하는 걸로 보이며 그러기에 영화에서 아쉬운 장면이 되고 말았다.

조셉 쿠퍼의 관점에서 영화를 보게 되면 한 편의 오디세이아가 된다. 다만 오디세우스에게 돌아가야 할 고향이 있었다면, 그에게는 돌아가야 할 가족이 있다. 그들을 사랑해서 구하기 위해 우주로 나왔지만, 여전히 그리워하고 닿고 싶어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옆에 있고 싶어하는 보편적인 정서가 조셉의 귀소본능을 자극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머피가 임종을 앞두자(그리고 머피 스스로도 그가 떠나길 바라자) 에밀리아를 향한 또 다른 귀로를 설정한다.


초월할 수 없는 가치 - 마션(2015)


리들리 스콧이 감독한 영화는 원작 특유의 유머스러움이 희석되었을지라도 마션은 여전히 화성에 고립된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 분)를 구하려는 전 지구적인(말 그대로다) 노력으로 가득하다. 작가 앤디 위어의 무서울 정도로 치밀한 고증으로 가득한 이 작품을 보며 ‘기술과 이론에 근거하면 저런 것도 가능한가 보다.’ 하는 생각을 하는 것도 잠시, 이런 의심도 고개를 든다.‘그런데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나도, 국가와 단체를 초월해 마크 와트니를 구할 수 있을까?’ 

마크 와트니가 살아있는 걸 알게 된 순간 나사는 그를 살리기 위해 여기에 참여할 수 있는 모든 걸 동원한다. 그야말로 물심양면으로 화성에 낙오된 대원 하나를 구하려고 한다. 다른 프로젝트를 위해 비축해둔 물자를 끌어오고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은 뼈를 깎는 철야 작업을 이어간다. 패스파인더를 통해 그와 교신하기 위해서 예전에 패스파인더 제작에 참여했던 팀이 재결합하기도 한다. 심지어 중국 과학자들은 그들이 제작한 추진 로켓을 일회용 보급선으로 쓸 수 있도록 내준다. 이러한 과정이 전 세계적으로 보도되고 뉴스를 접한 일반인들 또한 마크의 무사귀환을 바라며 관심과 응원을 보낸다. 

구조된 다음 마크는 집으로 가는 우주선에서 이런 생각을 한다. 다음은 원작 소설의 마지막에서 발췌한 문단이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겨우 나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힘을 모았다고 생각하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중략) 
중국 항천국은 수년 동안 매달린 프로젝트를 포기하고 추진 로켓을 내주었다. 
(중략) 
하지만 진짜 이유는 모든 인간이 기본적으로 타인을 도우려는 본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가끔은 그렇지 않은 듯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그렇다. 등산객이 산에서 길을 잃으면 사람들이 협력하여 수색 작업을 펼친다. 열차 사고가 나면 사람들은 줄을 서서 헌혈을 한다. 한 도시가 지진으로 무너지면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구호품을 보낸다. 이건 어떤 문화권에서든 예외 없이 찾아볼 수 있는 인간의 기본적인 특성이다. 
(중략)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그리고 그러므로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내 편이 되어주었다. 

‘멋지지 않은가?’ 마크는 우리에게 그렇게 묻는다. 개인이, 사회가, 인류가 남을 돕는 과정은 언제 봐도 멋지다. 우리 주변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작은 선행이 대부분이지만, 질리지 않는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다.

무대가 우주라도 영화는 관객이 사람인 이상 사람을 다룰 수밖에 없다. 사람의 감정, 인생,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 21세기 SF 대작이라고 하는 영화들도 이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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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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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순오 2016-09-21 12:19:33

    마션을 보면서 이전의 영화를 비교하는 내용을 읽으니 영화를 보는 재미가 배가됩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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